운동이라 하면 헬스장, 요가, 필라테스처럼 뭔가 특별한 공간이 필요할 것 같지만, 사실 가장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운동은 바로 ‘달리기’다. 나는 최근까지 집에서 스텝퍼를 밟으며 유산소 운동을 대신해 왔다. 하지만 날씨가 풀리자 마음 한구석에서 뛰고 싶다는 갈망이 올라왔다. 그래서 어제부터 공원에서 런닝을 시작했다. 첫날은 아이들과 함께, 오늘은 내 영원한 짝꿍인 남편과 함께 달렸다. 공원을 두 바퀴 도니 약 2.7km. 거창한 거리는 아니지만, 이 짧은 시간이 내 몸과 마음을 완전히 환기시키는 경험이었다.

런닝의 매력은 단순하다. 하지만 그 단순함 속에 엄청난 장점들이 숨어 있다.
1. 어디서든, 언제든, 가볍게
운동을 하려면 복잡한 준비물이 필요할 것 같지만, 런닝은 운동화 한 켤레면 충분하다. 헬스장처럼 이용료도 필요 없고, 특정한 시간에 맞춰 갈 필요도 없다. 새벽에도, 저녁에도, 심지어 점심시간에도 가능하다. 그냥 문을 열고 나가 뛰기만 하면 된다. 나처럼 스텝퍼에 익숙해진 몸도 런닝으로 전환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자연 속에서 움직인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자 장점이었다.

2.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 순간
달리면서 가장 먼저 변화를 느낀 건 호흡이었다. 처음에는 숨이 턱턱 막히지만, 일정한 페이스를 유지하면 몸이 적응하면서 호흡이 깊어진다. 공원 가득한 신선한 공기가 폐 깊숙이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내 머릿속도 맑아졌다. 복잡한 생각들이 사라지고 온전히 ‘지금’에 집중하게 된다. 땀을 흘리며 뛰는 동안 근심과 걱정도 함께 흘러내리는 기분이랄까.
3. 가족과 함께하는 즐거움
어제는 아이들과, 오늘은 남편과 함께 뛰었다. 혼자 달리는 것도 좋지만,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뛰는 건 또 다른 감동이었다. 아이들과 뛰면 신나는 놀이처럼 느껴지고, 남편과 함께 뛰면 함께 도전하고 성장하는 느낌이 든다. 같은 속도로 호흡을 맞추며 달리는 동안 자연스럽게 대화도 오간다. 말이 필요 없는 순간에도 서로의 존재를 느낄 수 있어 더욱 특별했다.

4. 일상의 작은 도전, 그리고 성취감
2.7km. 결코 긴 거리는 아니다. 하지만 처음엔 이 거리도 만만치 않았다. 그런데 뛰고 나서 집에 돌아오면 뭔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이 차오른다. 매일 조금씩 거리를 늘려가다 보면 언젠가는 5km, 10km도 가뿐하게 달릴 수 있지 않을까? 작은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하나씩 이뤄가는 과정이 즐겁다.
5. 자연과 하나 되는 순간
도심 속에서도 공원에서 달리면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바람의 결,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 지나는 사람들의 미소. 이런 사소한 것들이 일상 속에서 그냥 지나쳤던 순간들이지만, 달리면서는 온전히 내 것이 된다. 스텝퍼 위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감각이었다.
런닝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다.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고, 삶을 가볍게 만드는 마법 같은 습관이다. 이제 막 시작했지만, 나는 벌써 다음 런닝이 기다려진다. 내일은 또 누구와, 어떤 풍경 속에서 달리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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